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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나마 판사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형사 판결의 '양형 이유'이다. 
2. 그럼에도 기록 뒷면의 눈물을 전부 담을 수는 없었다. 
3. 국민의 신뢰니 정의니 하는 거창한 구호는 내 털끝조차 건드리지 못했지만, 마주친 사람들의 눈빛은 고스란히 누적되어 나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4. A에게 망치로 두들겨맞아 상처까지 입고 보니 지금 자신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비참한지 진술했다. 
5. 결혼도 하지 않은 누나 얼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낸 건 용서할 수 없다.
6. 누나는 정말로 열심히 살았다. 앞으로 아버지와 누나가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 간곡히 부탁했다.
7. 사람 좀 살려달라고 외쳐댔다.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은  도와주지도 않는다. 
8. 괜히 나서지 말라며 수사를 말렸지만 피해자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9. 불행히도 그들 사랑의 용량은 결혼을 결정할 만큼이 전부였다.
10. 도스토앱스키는 <죽음의 집의 기록>(2010)에서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동물이다. 나는 이것이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11. 자신의 고통을 아이의 웃음과 맞바꾸겠다 마음먹고 발길을 돌린 어머니가 얼마나 많을까.
12. 피폐 : 생활이나 경제력이 어려워지거나 쇠약해져 궁하게 된 상태
13. 양형 : 형벌의 양을 정함
14. 사회가 성숙했는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고민을 거듭했다.
15. 2~3일에 한 명꼴로 가정폭력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아동학대는 2017년 22,367건이었고 사망자는 37명이었다.
16.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H.G. 웰스)
17. 가정폭력에 대한 불개입 풍조는 극복되어야 한다.
18.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19. 가족을 생각해 무슨 일이 있어도 자백은 할 수 없는 심리적 기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20. 내 판단으로 누군가는 모든 것을 잃는다. 아찔하다. 주어진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21. '사람을 살해했다'라는 부분을 구성요건이라고 부르고, 법정형을 정한 부분을 법률효과라고 부른다. 구성요건은 해석이 필요하다.
22. 종기 : 법률행위의 효력이 소멸하게 되는 기한
23. 라지, 엑스라지, 44, 66이 법이라면 옷감의 신축성이 바로 해석의 영역이다.
24. 저녁에 술집에서 일할 경우, 그 여성이 피고인이라면 변호인은 술집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 선처를 구하겠지만, 그 여성이 피해자라면 변호인은 술집에 다닌다고 거칠게 공격할 것이다. 
25. 수전 손택은 <은유로서의 질병>(2022)에서 질병 자체보다 질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며..
26. 가보지 않은 길은 부지기수이고, 자신이 그은 밖 낭떠러지로 무수한 이를 떠밀게 되기 때문이다. 
27. 시대를 잘 못 타고나 불운한 삼을 살다간 허난 설현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했던 세 가지 한(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 태어난 것,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
28. 갈등은 부글부글 끓어올라야 한다. 분노와 갈등이 드러나지 않고 침잠하면 안으로 썩을 뿐이다. 부글부글 끓어야 맛있는 김치가 되고 술이 된다.
29. 내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에 화가 나는 이유는 내 감정을 생각하지 않는 그 사람의 무례함 때문이다. 
30. 내 몸은 내 인격과 같은 것이다. 
31. 한 영화의 카피처럼, 모든 살인자는 누군가의 이웃이다. 
32. 정말 두려운 것은 탐욕의 힘이다. 서있기 힘들다는 디스크 환자가 5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번쩍 들어 올리고.
33. 탐욕도 대게는 선한 욕망에서 출발하고, 선의와 악의와 살의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34. 관찰보단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하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는 신영복 선생의 말씀이 옳다.
35. 공감과 동조, 연대와 실천, 그리고 감시와 처벌이 그나마 탐욕에 맞설 수 있는 근사치의 답이 아닐까 싶다.
36. 차라리 AI 판사가 낮겠다는 댓글을 보지만, 이는 문제의 핵심이 이니다. 인정머리 없는 판결에 대해서는 '자판기 판결'이라고 또 비난하지 않는가.
37. 산 고래 구경은 하늘의 별 따기나 죽은 고래는 식당에 넘쳐난다. 
38. 죽은 고래 고기 몇 점을 앞에 두고 자연을 노래할 시인은 어디에도 없다. 
39. 이 판결의 영향으로 형법상 강간죄의 규정은 2012년 12월 18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로 개정됐다.
40. 혐오는 대부분 관념에 정주한다. 그들의 삶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 보면 혐오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편견에 근거한 것인지 금방 깨닫게 된다. 
41. 어쩌면 인생은 중요한 순간들의 단속적 모음집이 아닌가 싶다. 결정적 순간은 담은 사진집처럼 말이다. 
42. 인생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권태로운 일생일지라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다.
43. 가정 : 임시로 정함. 사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인정함.
44. 가정적 삶은 늘 아름답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후회는 가정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언제나 처량하다.
45. 그가 운명이라고 하는 사건이 다른 판사에게는 처리 건수 하나에 불과했다.
46.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악행을 저지른 다른 사람에게 더 관대한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 이는 일종의 신비입니다. 
47. 법관이라는 호칭은 영국판사의 가발처럼 덧씌워지고 조작된 권위의 냄새가 물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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