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무슨 일이든 어지럽히는 것은 쉽지만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기껏 열심히 책을 다 읽었지만,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의 중요 내용을 쭉 정리하다 보면 점점 내용은 산으로 가고,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리와 손이 따로 놀고 있게 된다. 그래서 독서 모임에서 소감을 발표하는데, 내가 쓴 거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이상하게 적은 적도 있다. 

 

생각 따로 몸 따로... 왜 생각대로 안될까?

 

그럼 왜 이렇게 책을 정리한다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 생각이 문제일까? 방법이 문제인 걸까? 저자도 이와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였다. 벽돌 한 장부터 제대로 쌓아야 균형 잡힌 집이 완성되듯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 머릿속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난 게시물에 이어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참고로 지난 게시물에서는 메모 독서로 성공한 저자의 메모 방법에 대해 정리하였으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대한 독서가는 어떻게 책을 읽었나? : https://useful-jang.tistory.com/92

 

위대한 독서가는 어떻게 책을 읽었나?

책을 어떻게 읽어야 잘 읽는 것일까? 책 읽는 거 좋은 거야 잘 아는 내용인데, 같은 책을 읽어도 누구는 좋은 글을 써서 큰 인기를 끄는데, 나는 다 읽어도 내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과연 책을 잘 읽는 사람은..

useful-jang.tistory.com

 

 


 

1. 생각대로 정리하자

토니 부잔의 위대한 발명, 마인드맵

 

 

마인드맵의 창시자 토니 부잔(Tony Buzan) 출처 : woottontalks

 

정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기록방식이 뇌가 생각하는 방식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의 일반적인 정리 방법이라고 하면 수직적으로 나열하거나, 순차적으로 쭉 적어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뇌가 생각하는 방법과는 어울리는 방식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와 관련된 다른 아이디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고, 뭔가 하려고 하면 계속 딴생각이 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지한 토니 부잔은 어떻게 하면 생각하는 방식대로 기록할 수 있을지를 꾸준히 연구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마인드 맵이라는 획기적인 방식을 개발하였다. 지금이야 마인드맵이라고 하면 '그걸 누가 몰라?' 할 정도로 무척이나 흔한 정리 방법이 되었지만, 1970년대에 처음 소개되고, 1995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책으로 출판되었다. 그래서 알고 보면 아주 짧은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 널리 널리 퍼진 아주 획기적인 방법이다.

 

저자는 마인드맵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무척이나 좋다고 한다. 사진은 마인드 맵 작성 방법의 예시.

 

마인드맵을 만드는 방법은 흔히 아는 것처럼 무척이나 간단하다. 저자라고 해서 다른 방법을 쓰는 게 아니다. 마인드맵이라고 검색해보면 무척이나 다양한 마인드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가지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예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다양한 색상을 써서 보기도 좋게 만든 것도 있다. 책 후반부에는 저자 독서 모임의 마인드 맵에 대한 이미지도 있는데 무척이나 잘 정리한 것을 볼 수 있다.

 

마인드맵 정리 사례. 이렇게 정리하면 정말 머릿속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책을 읽어도 핵심 내용을 잘 모르겠다면, 혹은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또는 책을 정말 씹어 먹고 싶다면(!), 저자는 이런 마인드 맵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단, 마인드 맵을 얼마나 멋지게 작성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도 상당량의 책을 읽지만 모든 책을 다 이렇게 정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잘 쓴 독서 리뷰 블로그에서 이렇게 자기만의 마인드맵을 만들어 정리한 것을 볼 때가 있다. 어떤 것은 색색별로 정말 깔끔하고 예쁘게 쓰고, 심지어 일러스트까지 그려 넣은 것도 본 적이 있다. 대충 보아도 엄청난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넣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또한 자극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니 귀찮더라도 간단하게나마 이런 마인드맵을 만들어 보면 어떻까? 그리고 그렇게 만든 마인드맵을 주변 사람들한테 자랑한다면 무척이나 뿌듯할 것이다.

 

독서 마인드맵은 숲 전체를 내려다보며 그린 지도입니다. (중략) 일반적으로 독서 노트는 책 속 일부분, 문자 하나에 더 초점을 맞춰서 음미하는 데 적합하고, 독서 마인드맵은 책 전체 구성과 내용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의미입니다.

 

 


 

2. 글을 써보자

독서 노트의 최종 결정체

 

학자들은 이 세상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연구를 한다. 그중에는 재밌게도 잊어버리는 것을 연구한 학자도 있다. 바로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인데, 이 분의 이름은 못 들어봤어도 망각곡선이라는 말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바로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되고, 1시간 뒤에는 50%, 1일이 지나면 70%, 1달 뒤에는 무려 80%를 까먹는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이 주기에 맞추어 복습을 하면 좋다는 말을 종종 들었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 (Hermann Ebbinghaus)의 망각곡선. 잊혀지는 속도가 엄청나다.

 

책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많이~ 보면 된다.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가 권하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이다. 저자는 바로 이 글쓰기 덕분에 자기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다. 책의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은 물론 망각곡선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독서 노트를 쓰면서 내용을 자신한테 맞게 체계화할 수 있고, 글을 쓰면서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글 쓰기를 어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굳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중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이 2가지가 있었다.

 

 

배운 것을 얼마나 잘 써먹냐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전문가가 되기 위함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글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하거나, 자신의 전공의 깊이를 확장시키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 워드프레스로 성공한 CEO 매트 뮬렌웨그도 이와 비슷하게 아래와 같이 말했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할수록 글을 쓰는 사람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오늘날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 모두는 말하기와 글쓰기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우리는 어렵잖게 발견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다.

 

 

전문가가 말하면 왠지 믿음이 간다.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을 알기 위해서이다. 씨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듯, 글은 그 사람의 감정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고, 글을 쓸수록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보다 깊이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릇이 커진다는 의미이다. 

 

나는 누군한테 들려줄 수 있는 가치있는 이야기가 있는가?

 

이렇게 좋은 글쓰기이지만, 정작 글을 쓰려고 하면 왠지 모를 공포감이 든다. 빈 백지가 너무 넓게 느껴지면서 어떻게 채워야 할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적기 시작하면 자꾸 글이 산으로 가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해도 내가 썼지만 뭔 소리인지 모를 글이 돼버린다. 반면, 저자는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문제점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위로를 해준다. 글쓰기에 겁이 나는 것은 자기만의 소재가 없기 때문이며, 책을 읽고 정리하다 보면 글을 쓸 재료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는데, 나는 처음에는 그저 책을 읽기만 하였지만 언제부터인가 읽은 책을 한번 정리해보자는 욕구가 들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무척 오래 걸렸고, 작성한 것을 읽어보니 내용도 들쑥날쑥하고, 무슨 말인지도 모를 만큼 엉성했다. 하지만 처음 나의 글을 완성했다는 그 뿌듯함은 무척이나 컸다. 그 기쁨을 한번 맛 보니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가득 채웠고, 그다음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을까 의식하게 되었다. 한번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치고,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보자. 저자의 말대로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장아장하던 수준에서 휙휙 날라다닐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3. 남을 위한 글

나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최고의 단계

 

글쓰기를 통해 성장한 저자인 만큼, 책을 통해 멘토를 찾고 자신의 정체성의 본질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책에서 멘토를 찾는 것은 어떤 내용인지 알겠는데, 정체성은 어떻게 연결된다는 거지? 켄 윌버의 저서 <무경계>에 정체성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라는 정체성의 본질은 '선 긋기'라고 표현했습니다. '나는 이러저러한 사람이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작업을 먼저 해야 합니다. 마음속에 있는 내적 경험의 세계에 일종의 정신적인 선을 긋는 것이죠. 그런 다음 선이 만든 그 경계의 안쪽에 있는 모든 것을 나(self)라고 부릅니다. 반면 그 경계 밖에 있는 모든 것은 내가 아닌 것(non-self)으로 느낍니다.

 

정체성이 혼란스러우면 자신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누구나 이런 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선의 바깥에 있는 부분의 차이로 갈등이 발생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여자와 남자의 갈등, 자국민과 외국인의 다른 문화, 성적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차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 등이다. 그래서 이런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 정신적인 선을 경계 바깥쪽으로 더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글을 쓸 때 남을 위한 글쓰기를 할 것을 강조한다.

 

성장이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지평을 확대하고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밖을 향한 조망과 안을 향한 깊이라는 양면 모두에 있어서 경계의 성장을 의미한다.

- <무경계>, 켄 윌버, 정신세계사

 

남을 위해 글을 쓰면 또 다른 큰 장점이 있다. 바로 독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글쓰기를 오래 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독자가 없다는 점이다. 독자가 있어야 계속해서 힘을 받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공유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균형을 좋아하시는 타노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매력적인 글을 쓰고 싶다면 독자들한테 친숙한 것을 활용하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저자는 대중성과 진정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정리해주었다. 대중성이 있어야 많은 독자들한테 전파될 수 있고, 진정성이 있어야 독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대중성만 있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고, 진정성만 있다면 사람들이 알기 어렵다. 반면, <미움받을 용기>, <지대넓얕> 같은 책이 대중성과 진정성을 둘 다 겸비하였기에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어렵게 쓰인 수준 높은 글이 아닌 잘 읽히면서 새로운 내용을 알려주는 글이야 말로 진정 남을 위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