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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결과일까? 아님 차별일까?

 

역사는 어디까지 정당할까?

 

역사는 늘 밝지만 않습니다. 승자의 이야기로 꾸며진 부분도 있고, 이익을 위해 잔인하게 학살한 적도 있도 있습니다. 지금은 범죄이지만 노예는 길고 긴 역사의 시간 동안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은 수많은 나라를 식민 지배하였지만 선진 문물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도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처럼 빛과 그림자가 서로 얼룩져 있죠. 역사는 어디까지 정당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식민지배는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니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좌측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역사 문제를 다루었다. 우측의 인도의 차트라파티 기차역(Chhatrapati Shivaji Terminus) 사진

 

유발하리리는 <사피엔스>에서 이런 점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영국은 인도에서 '모헨조다로'라는 엄청난 유적을 발견하며 인도 역사 발전에 도움이 주었습니다. 또한 '차트라파티 쉬바지'라는 유명한 건축을 지을 수 있는 건축, 문화, 제도 등의 발전을 도왔다고 하죠. 하지만 반대로 인도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4천여 명을 죽인 암리차르(Amritsar) 학살(1919)이라는 어두운 면도 소개합니다.

 


일제의 손길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역사가 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입니다. 당시 그들이 우리나라에 끼친 피해는 상상 이상입니다. 우리나라의 주권을 강제로 빼앗고, 건강한 남자들은 탄광으로 끌고 갔으며, 여자는 강제로 위안부로 만드는 등 인간의 잔인성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한국인인 친일파(좌), 일본인인 친한파(우). 이처럼 역사는 아이러니 합니다.

하지만 몇 십년이 지나 치욕의 역사는 점점 희석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역사왜곡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죠.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람들도 역사를 증거로 사용합니다. 똑같은 역사를 겪은 민족임에도 이렇게 다르게 해석하고 갈등이 생기죠. 

 

그래서 역사를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역사를 통해 자신의 주관을 가져야 합니다. 결국 역사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니까요. 만약, 정신 차리지 않는다면, 현대의 역사 왜곡에 휩쓸려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세상 사는 게 무섭습니다.

 

 

1. 군함도 : 탄광 노역 강제 징용

 

1930년대, 당시 세계는 전쟁중 이었습니다. 전쟁을 위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석탄이 필요했죠. 일본은 석탄을 캐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을 속여서 혹은 강제로 노예로 만들어 버립니다. 당시 '미이케 탄광'가 운영하고 있던 하시마 섬의 탄광이 바로 '군함도'입니다. 이 사건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었죠.

 

영화 <군함도>의 포스터.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일본인은 폭력과 협박으로 조선 사람들의 인권을 유린하였습니다. 지하 깊숙이 내려가 석탄을 캐는 사망위험이 높은 일을 강제로 시켰으며, 약속했던 임금도 강제저축이라는 명목으로 대부분 빼앗아 갔습니다.

 

당시 폭행과 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후쿠오카현 '노무 동원 계획에 의한 이입 노무자 사업장별 조사표'에는 1939~1944년 까지 7,996명을 연행했고, 그 중 4919명이 도주, 56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 나온 군함도의 경우, 당시 관리자 고사코 마사유키는 조선인들의 차별대우과 폭행을 인정하였으며, 패전 시 조선인들의 복수가 두려워 관리자들이 가장 먼저 섬을 도망쳤다고 증언하였습니다. 

 

 

 

2. 왜곡의 시작

일본의 역사적 사실을 두고 발뺌을 하거나 없었던 일로 만들려는 시도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 또한 치사하고 교묘합니다. 승자독식의 제국주의 사상이 머릿속에 단단히 박혀있어 되려 자기들이 뭘 잘 못했냐고 뻔뻔하게 나오기까지 합니다. 그들의 강제징용을 이런 식으로 왜곡합니다. 

 

우선, '강제징용이 허구'라고 주장합니다. 일본 극우 세력은 당시 조선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임금이 적었던 것은 노동현장에서 놀음을 즐길 정도로 사치적인 생활 때문이며 기숙사와 식비, 작업도구 비용 등이 월급에서 공제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965년 한일 청구권으로 한국에 지급한 3억 달러로 전부 탕감했으니 다 끝난 일이라고 합니다. 

 

 

 

3. 그들은 불법을 저질렀다!

이런 주장들은 역사를 더 어둡게 만들어 버립니다. 어둠에 집어 삼켜지면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게 돼버리죠. 그래서 가짜 뉴스와 왜곡된 역사에 선동당하지 않으려면, 그들이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강제징용 군함도 생존자 김삼수 할아버지(좌)의 증언이 이우연(우)의 주장이 왜곡임을 증명합니다.

우선, 그 당시 일본은 조선인을 강제 징용한 것이 맞습니다. 이는 조선사 연구자 박경식의 <조선인 강제연행의 기록>에 각 단계 별로 구체적으로 나와 있으며 이강원, 이종필, 신영재, 김삼수 씨 등의 생존자는 당시 강제징용과 노예생활이 얼마나 심했는지 생생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금에서도 엄청난 차별이 있었습니다. 이본 내무성의 오구레 야스치카는 야마구치현의 오키 우베 탄광의 노무자 967명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평균 76엔 26전의 수입 중 작업장에서 강제로 공제한 금액이 무려 62엔 58전입니다. 그래서 실제 13엔 68전 즉, 실수령액은 약속한 금액의 18%밖에 되지 않았죠. 이마저도 가혹한 폭행과 노동으로 사망하거나 도주하면 회사가 다 가져가 버렸죠. 즉 동일한 임금과 대우를 받았다는 일본의 주장은 거짓말입니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다. 피해 보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좌)의 국민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우)과는 별개다.

 

일본은 뻔뻔하게도 한국에 과거 자신들의 재산을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한일 청구권 협정을 증거라고 하죠. 일단 이 주장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이상한 논리일뿐더러, 이것은 국가가 청구한 것이지 개인이 청구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민 청구권은 유효하면 일본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과거 미국이 한국내 일본 재산을 몰수하여 한국으로 인도했다는 이유를 들어 청구권은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 또한 가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일본의 한국 진출 자체가 침략이자 불법행위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내 일본인 재산도 원래 다 한국의 재산이고, 모두 한국으로 귀속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역사에 대한 관심.

역사를 읽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 미래에 대한 지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가짜뉴스는 점점 불어나고 더 교묘해집니다. 가짜 뉴스에 선동당해 시위를 벌이는 일까지 생길 정도죠. 또한, 바쁜 직장생활에서 당장의 프로젝트가 중요하지, 한가롭게 역사 공부를 할 여유는 찾기 힘듭니다. 

 

왜 이렇게 갈수록 우리는 역사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일까요? 어쩌면 과거의 아픈 상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저 아물어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긴 평화의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전쟁이 찾아옵니다. 지금은 그 전쟁의 서막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역사가 나를 향해 미소 지어 줄지, 아니면 외면할지는 나의 주관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주관은 역사를 자세히 보는 눈에서 생겨나지요. 그러니 바쁘더라도 한 번쯤 일본 외교에 대한 뉴스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이런 작은 노력으로 역사 전쟁에서 승리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신간 <신친일파>

 

호사카 유지 교수의 <신친일파>. 현재 교보문고에서 정치사회 분야 6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3월에 출간된 <신친일파>는 이런 역사적 지식을 쌓고 나만의 주관을 세우는데 무척 좋은 책입니다. 국내외 친일파들이 어떤 주장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정확히 집어줍니다. 그래서 읽으면 읽을 수록 속이 시원해지죠. 

 

크게 탄광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독도 불법 편입 3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일본들의 자기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을 속시원히 밝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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